버거킹의 장기근속 선물
라스베이거스 해리 리드 국제공항(Harry Reid International Airport)의 버거킹에서 27년 간 근무하면서 단 하루도 휴가를 내지 않은 직원 케빈 포드(Kevin Ford)에게 버거킹은 감사의 선물을 보냈습니다. 케빈 포드는 선물 가방을 언박싱하는 영상을 올리며 역으로 버거킹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려고 했죠.
하지만 케빈 포드의 의도와 다르게 영상을 본 사람들은 버거킹에 분개했는데요. 바로 부실한 내용물 때문입니다. 25년을 넘게 한 직장에서 단 하루도 빠지지 않고 근속한 직원에게 보낸 선물 가방에는 텀블러, 영화 티켓, 사탕, 펜, 랜야드 등의 잡동사니들이 들어있었던 것이죠.
그마저도 모두가 받는 게 아니기 때문에 케빈 포드는 진심으로 기뻐했지만 대중들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안 주는 것만 못한 선물에 분노한 대중들 가운데 그의 딸도 있었습니다. 그녀는 강도 높은 업무로 인해 자주 만나기 어려운 아버지가 그의 손주들을 볼 수 있게 도와 달라고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대중들은 ‘버거킹이 했어야 할 감사인사를 대신한다며 참여’했고, 케빈 포드의 딸이 시작한 크라우드 펀딩은 $200(약 26만 원)의 목표액을 초과달성해 1년 만에 $400,000(약 5.2억 원)을 모금했습니다.
싱글 파더로 4명의 딸을 홀로 기르느라 단 하루도 쉬지 못했던 포드는 그래도 자신의 노고를 인정해준 버거킹에 거듭 감사해했지만, 좋은 의도로 기획한 버거킹의 장기근속 선물은 채용 브랜딩과 회사 이미지를 바닥으로 떨어뜨린 결과를 초래한 것입니다.
장기근속 선물의 중요성
우리나라에서 회사생활을 한 지 10년차가 되는 직장인의 평균 이직 횟수는 4회라고 합니다. 횟수로 나누면 2년 반에 한 번 꼴로 이직을 하는 셈인데요.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퇴색된 지 오래고, 이제는 그 자리를 ‘평생직업’이라는 개념이 대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변화를 수용하여 언제든 직원을 보내줄 수 있는 준비를 탄탄히 하는 회사도 있고, 어떻게든 더 오래 고용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리텐션 제도를 강화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어떠한 전략을 펼치든 간에, 장기근속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갈수록 커지는 건 동일할 것입니다.
그래서 장기근속자에게 더 매력적인 선물을 지급하고 확실하게 감사를 표하려는 회사들이 많습니다. 짧게는 5주년에 포상을 하는 회사도 있으나, 대개는 10주년과 20주년을 챙기는 경우가 많고, 트로피나 황금 명함과 같은 상징적인 선물뿐만 아니라, 고액의 해외여행 패키지나 고급 호텔 식사권을 추가로 선물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모든 선물과 포상이 그렇지만, 특히 장기근속 직원에 대한 포상에는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 이유는 다른 직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회사와 관계를 유지하며 일해준 특수성을 기념하는 포상이며, 조직과 같은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10주년 또는 20주년을 맞이한 직원 ‘개인’에게 회사가 1대 1로 지급하는 포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서 소개한 버거킹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노고에 대한 진심 어린 인정과, 감사한 마음을 제대로 담지 못한다면 장기근속 포상은 너무도 쉽게 ‘안 하니만 못한’ 선물이 되기 십상입니다.
'- 일반·제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업의 경쟁 요인과 경쟁 전략 (feat. 마이클 포터 교수) (6) | 2023.09.29 |
---|---|
조직 구성(조직도)의 4가지 차원 (11) | 2023.09.26 |
재택근무의 아이콘 줌(Zoom)도 다시 오피스 출근한다? (1) | 2023.08.17 |
C레벨에는 어떤 직책들이 있나요? (CEO, CFO, COO, …) (0) | 2023.02.05 |
재택근무제도(WFH) 도입시 고려할 사항 (2) | 2023.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