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은 완벽할 수 없습니다. 지원자도 면접관도 결국엔 사람이기에 인적오류(human error)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죠. 이를 받아들이고, 지원자든 면접관이든 면접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와 편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채용의 주체이자 면접이라는 과정의 책임자 및 관리자로서 HR의 역할은 더욱 중요합니다. 면접 과정에서 주로 발생하는 오류가 무엇인지를 식별하고, 개선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면접관은 최소 2명 이상으로 하고, 면접이 끝난 후에는 평가 결과와 더불어 그 결과에 이르게 된 세부 단서들을 투명하게 공유하며 ‘면접’을 평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HR은 전문가로서, 오늘 다룰 면접의 오류와 편향에 대한 지식들을 숙지하여, 좋은 후보자를 채용하는 더 공정하고 효과적인 면접을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첫인상 편향 / 최신성 편향 (First impression bias / Recency bias)
첫인상 또는 마지막 인상에 영향을 지나치게 많이 받는 오류를 말합니다. 예컨대 첫 인사말이 너무 인상적이어서, 이후 면접 과정 중에 발견된 문제점들을 과소평가하게 되는 경우 첫인상 편향(first impression bias)이 문제인 것이고요, 그 반대로 마지막 한 마디에 감동을 받아 이전에 의문스러웠던 단서들을 무시하는 경향이 생긴다면 최신성 편향(recency bias)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동일한 날에 여러 명의 면접을 보는 경우, 가장 처음 면접을 본 지원자의 점수가 대체로 높거나, 가장 마지막 세션에 면접을 본 지원자의 점수가 대체로 높다면 이도 첫인상, 최신성 편향의 문제를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중심경향 (Average tendency / Central tendency)
중심경향은 모든 지원자를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해 변별력이 떨어지게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컨대 최종 면접 결과를 1~5점으로 평가하는 경우, 면접관들은 대체로 양극에 있는 점수(1점, 5점)를 주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국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3점을 받게 되는 것이죠. 문제는 지원자들이 모두 비슷한 평가를 받아 변별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는 비단 좋은 지원자를 선별하는 데에 문제를 야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입사 후에 원하는 후보자를 잘 채용했는지 평가하는 데에도 영향을 끼치며, 해당 면접에서는 불합격했지만 다른 포지션으로 고려해 볼 만한 지원자들을 인재풀(pool)로 관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후광 효과 / 뿔효과 (Halo effect / Horn effect)
후광 효과와 뿔효과는 장점과 단점에 지나치게 매몰되는 경향을 말합니다. 후광 효과는 지원자의 장점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단점을 캐치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하며, 뿔효과는 그 반대로 지원자의 단점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장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평가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후광 효과와 뿔효과는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볼 수 있는 심리입니다.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좋은 점만 보이고, 관계가 지나치게 틀어진 사람에 대해서는 안 좋은 점만 보이는 일이 많죠. 면접에서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평가지에 장점과 단점을 기재하는 란을 각각 구분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대비오류 (Contrast error)
대비오류는 한 지원자를 기준으로 다수의 지원자를 평가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 한 지원자는 처음 면접을 본 지원자가 될 수도 있고, 충원 채용인 경우에는 퇴사한 전임자가 될 수도 있는데요. 지원자든 전임자든,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두고 면접자가 그보다 나은지, 아닌지를 따져 평가하게 되는 경향이 바로 대비오류입니다.
지원자는 개개인마다 장단점과 성향, 능력, 경력의 스펙트럼이 모두 다른 법입니다. 요컨대 한 명의 지원자 또는 전임자를 기준으로 염두에 둔 채, 면접자를 그와 대비하는 평가만 한다면, 면접자만이 제공할 수 있는 독특하고 특수한 능력을 간과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선입견 / 일반화 (Stereotyping / Generalizing)
선입견은 지원자의 경력, 성별, 출신, 학력 등의 배경에 대해 미리 색안경을 낀 채 평가를 하는 오류를 말하며, 일반화는 한 가지 특징을 지원자의 전반적인 성향으로 받아들이는 오류를 말합니다.
선입견과 일반화는 모두 성급한 판단과 고집, 그리고 편협한 생각에 기인합니다. 선입견과 일반화의 오류는 면접관 개인 또는 채용 조직에 이미 내재화되어 있는 관점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식별하고 문제삼기가 어려운 편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객관성을 기르고, 더 다양한 면접관 또는 HR 담당자들의 의견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문화적 소음(Cultural noise)
문화적 소음은 지원자가 본인이 생각하는 솔직한 대답이 아니라 면접관이 원할 것 같은 답변을 하는 경우, 그리고 그 사실을 면접관이 캐치하지 못하는 경우의 오류를 말합니다. 요컨대 솔직한 답변을 제공하지 않은 지원자의 탓도 있지만, 답변의 사실관계를 명확히 따지지 않은 면접관의 책임도 있는 문제입니다.
면접을 하다 보면 지원자가 면접관이 듣고 싶어할 만한 답변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실제로 지원자의 의견이나 경력이 면접관이 기대했던 것과 일치한다면 문제 되지 않으나, 거짓이 섞인 경우 이는 채용 평가의 단서로써 제역할을 하지 못할뿐더러 평가 자체를 오도할 수 있겠죠.
비언어적 편향 (Nonverbal bias)
손짓이나 복장, 눈빛, 자세 등 비언어적 의사소통의 영향을 지나치게 많이 받는 경우를 말합니다. 물론 지원자의 반듯한 복장이나 자세가 시사하는 바가 적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점에 현혹되어 지원자의 경력이나 성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겠죠.
최근 들어 공론화되고 있는 MZ세대와 기성세대 간의 문화적 차이로 인해 우리는 비언어적 편향에 더 취약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보통 세대 간에는 비언어적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과 이해도, 수용도에 차이가 나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지 않고, 주관적인 잣대로 제스처나 자세, 목소리 톤 등을 평가한다면, 그만큼 사실적 단서들에 의거한 면접에 가까워지기는 어렵겠죠.
비일관적 문항(Question inconsistency)
지원자마다 묻는 질문이 다르거나 평가하는 기준이 일관적이지 않아 최종 합격자를 선별하기 어려운 경우의 오류를 말합니다. 지원자 간의 변별력과는 조금 다르게, 지원자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을 초래하는 것이 바로 비일관적 문항의 문제입니다. 다만 이 오류는 다른 오류나 편향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선하기 쉽습니다.
면접을 하다 보면 면접자마다 묻는 질문이 달라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오히려 모두에게 동일한 질문을 반복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도 있죠. 하지만 어느 정도의 공통 문항은 설정해두는 것이 좋고, 그보다 중요한 건 지원자보다는 포지션에 집중하여, 꼭 필요한 능력과 경력, 성향이 무엇인지를 사전에 면접관들이 충분히 의논하고 숙지하는 것입니다. 평가 항목에 대한 합의와 이해가 있다면 자연스럽게 변주되는 질문들은 크게 문제 되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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