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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용

면접의 문법 : 당신의 엄지의 법칙(rule of thumb)은 무엇입니까?

by 인사로그 2022.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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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소개팅을 나간다고 해봅시다. 여러 면에서 면접은 소개팅하고 비슷하니까요. 말주변이 없는 친구가 소개팅에 나가서 무슨 말을 할까 고민하고 있다면 어떤 조언을 하시겠습니까? 열에 아홉은 상대의 말에 귀 기울여라다음으로 질문을 할 때는 단답형으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피하라”라고 조언을 할 것입니다. 이를테면 ,”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오늘 날씨 좋죠?”라는 질문을 하는 게 아니라, “어떤 날씨를 좋아하세요?”라고 묻는 게 더 낫죠. 대화를 충분히 이어갈 수 있으니까요. 이렇듯 ‘소개팅의 문법’이 있는 것처럼, ‘채용 면접’에도 염두에 두어야 할 중요한 질문법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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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은 평가를 하는 곳이 아니라, 재료를 모으는 곳입니다.

면접은 결국 합격 또는 불합격을 결정하기 위한 근거를 확보하는 절차입니다. 그리고 그 근거는 객관적인 사실들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날씨의 예시를 이어가자면 소개팅에서는 무더운 날씨를 좋아한다는 답변 정도면 필요한 정보를 얻었다고 볼 수 있지만, 면접에서는 무더운 날씨를 좋아한다는 근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여름마다 무슨 활동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를 물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해양 스포츠에 열성적인 모습이라면 무더운 날씨를 기대한다는 상대의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일 여지가 더 많아지는 것이니까요. 추운 날씨에는 보통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 더운 날씨를 좋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도 물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요컨대 면접은 지원자의 주관적인 선호나 의견을 묻는 자리가 아닙니다. 따라서 지원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답변으로 들어올 때는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추가로 물어야 합니다. 지원자를 판단할 객관적인 지표와 단서들이 모여야 면접 이후에 면접관 및 의사결정권자 간에 토의가 가능합니다. ‘책임감이 강함이라는 평가로는 채용이라는 과제 앞에서 집단지성을 발휘할 수 없습니다.

 

‘A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기꺼이 야근을 일삼았다는 것으로 보아, 책임감이 강하다라는 평가에 대해서는 야근이 곧 책임감에 대한 증표가 맞는지토론을 하거나 ‘A프로젝트가 야근을 일삼을 만큼 어렵고 중요한 프로젝트였는지추가 조사를 통해 평가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이 생기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분명한 사실을 통해 측정 불가한 개인의 주장을 검증하는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상세 문항이나 평가 항목을 실험해보며 개선할 수도 있는 법이죠.

 

 

육하원칙으로 완전한 재료 만들기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 완전한 사실을 다룰 때 필요한 여섯 가지의 필수 요소입니다. 한국사람이라면 이 중요한 법칙을 초등학교 때 배우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육하원칙은 채용 결과를 내리기 위한 재료를 면접에서 모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매우 효과적인 툴입니다.

 

지원자의 성실함을 평가하는데, ‘지원자는 업무공간이 깨끗할수록 업무효율이 높아진다고 하며, 따라서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아침 30분씩 일찍 출근해, 개인이 직접 챙겨 다니는 청소도구로 책상과 업무기기를 깔끔하게 청소하고 일을 시작한다고 함.이라는 재료가 확보되었다면, 지원자가 성실하다는 판단을 내리는 게 꽤 유효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을, 매일 같이, 본인의 사비를 들여가면서까지, 업무효율을 높이기 위해 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육하원칙이 제대로 채워지지 않았다고 가정해보죠. “업무 시작 전에 자리 정돈부터 한다는 답변 만으로는 자리 정돈이 대충 책상 위에 널브러진 문서를 치우는 것을 말하는지, 업무 시작 전에 청소를 하는 게 회사의 방침이나 조직 내의 약속은 아닌지, 그 주기가 월에 한 번은 아닌지, 등에 대한 공백이 많아 실제로 지원자가 성실하다고 한들, 그렇다는 판단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상황을 가정하기 보다는 실제의 경험 묻기

지금까지 면접은 평가를 내리기 위한 근거를 모으는 자리이고, 그 근거는 육하원칙에 의거한 사실이어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그 맥락에서 보면 황 가정’의 질문보다는 ‘실제 경험’을 묻는 질문이 낫다는 주장은 단번에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예컨대 조직장과의 갈등이 생기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라는 가정을 묻기보다, “조직장과의 갈등을 해소했던 경험에 대해 말씀해주세요가 재료를 수집하는 데에 더 효과적이겠죠.

 

‘Rule of thumb’‘경험에 바탕을 둔 방법’을 말하는 용어입니다. , 과학적인 이론보다는 실생활을 참고하여 내리는 판단 내지는 기준을 의미합니다. 예컨대 밥을 지을 때 물은 검지손가락 두 마디까지 잠길 만큼 넣는다는 통상적인 기준이 바로 ‘rule of thumb’입니다. 물을 적게도 넣어봤고, 많게도 넣어봤는데 검지손가락 두 마디까지 잠길 만큼 넣었을 때 밥이 가장 맛있었던 것이고, 경험이 쌓일수록 이를테면 겨울에는 한 마디 반 정도가 더 맛있다는 판단이 더해지겠죠. 그리고 사람의 손가락 크기에 따라 두 마디가 아닌 두 마디 반이 적당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정답과 오답이 분명한 전문지식을 물어보는 질문이 아닌 이상, 기본적으로 면접 문법의 핵심은 지원자의 ‘rule of thumb’을 물어보는 것입니다. 면접이 아닌 상황에서는 이성적인 판단이나 과학적인 검증 없이, 맹목적으로 의지하게 되는 ‘rule of thumb’을 부정적으로 볼 수 있으나, 면접에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어떠한 경험을 했으며, 그 경험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가 무엇인지 묻고, 이를 통해 평가 항목을 검증하는 것이죠. 한편 실제 경험이 아닌, ‘가정에 대해 묻는다면 결국 논리에 대한 토론으로 빠질 공산이 큽니다. 특수한 직무나 면접의 경우 이 방식이 유효할 수 있겠으나, 일반적인 면접은 지원자의 과학적 이성이나 논리를 따지는 자리가 아닙니다. 주장의 옳고 그름에 매몰되다 보면 애당초 턱없이 부족한 면접시간을 낭비하게 됩니다. 그럼 다시 글 초반에 얘기한 면접의 역할을 떠올리셔야죠. 면접은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라, 평가를 위한 근거자료를 모으는 자리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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